샛길 by 사진글생활



아무도 나더러 고개를 오른편으로 돌리라 시키지 않았다

하지만 이번 우연은 샛길의 얼굴을 하고

그 순간을 잠자코 기다리던 차였다



점심 by 사진글생활



뿌려진 후추가 뭉쳤다

목이 뻐근하다

기다리는 시간이 멀겋게 떠올랐다

온도 by 사진글생활



탕에서 나와 문을 열 때 한기가 덮치듯

생활의 온도에 새겨진 익숙한 눈금이

별안간 가늘고 서늘하게 눈을 뜨는 곳

#병원로비


편의점 by 사진글생활



지금

탄수화물이 필요한 시간

무표정 by 사진글생활



방금 한 말을 이해한 건지 어디다 그냥 흘려보냈는지

도무지 알 수가 없는 네 표정

마감일 by 사진글생활



카페 빈 자리는 온통

내 머리를 비집고 나온

시답지 않은 생각들의 소리 없는 난장

일요일 by 사진글생활



바나나 속살이 먼지에 다 삭아서 노랗게 뼈만 남고

발 묶인 파라솔 밑에서 타지 않을 열차를 기다리는 일요일


1 2 3 4 5 6 7 8 9 10 다음